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관리자
2023-05-02
조회수 237

 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한국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글로벌 유통업 강자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총 6개 국내 유통기업이 글로벌 상위 유통기업에 포함됐다. 이마트가 60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쿠팡이 74위, 롯데쇼핑이 91위, GS리테일이 162위,  홈플러스 215위, 신세계 224위순이었다.

 

유통시장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넘어선지 오래다. 태동초기 저가의 허접한 상품이나 싸구려 중고품 위주의 판매 영역으로 여겼던 온라인마켓은 이미 주요 오프라인 유통 플레이어의 시장규모를 거뜬히 넘어섰다. 쿠팡을 예로 보면, 국내 1위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을 가볍게 추월한 상황이다. 

 


백화점 넘어선 쿠팡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프리미엄 브랜드마저 모두 쿠팡에 빼앗겨 버린, 국내 백화점은 이랬다저랬다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롯데는 롯데온의 백화점 영역을 다시 백화점 사업부로 회수했다. 

 

프리미엄가치를 그 최고의 차별성으로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이미 빼앗긴 프리미엄 이미지는 회복이 묘연하다. 그 ‘프리미엄한’ 가치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온라인 몰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롯데, 신세계 할 것 없이 이십년 넘도록 보여주고 있다.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일단 백화점이라는 용어의 유래부터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화점의 유래는 1852년 프랑스 파리에 처음으로 개장된 ‘봉마르쉐(Le Bon Marché)’라는 대규모 상점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다양한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며 고객들에게 차별적 서비스와 우월적 경험을 제공하고, 직원들의 전문적인 상담과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우리말로 백화점이라는 것은 한자로 ‘百貨店’, 즉 백가지의 제품, 물건을 판매하는 점포를 말한다. 여러 가지 상품을 한군데 모아서 판매한다는 의미로, 실제로는 백가지가 넘는 상품이겠지만 카테고리로 봐서는 백화점이라는 의미가 아직 틀리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오늘날의 百貨店=대형마트


백화점이라는 표현은 근대화 초기 상업의 발달과정에서 기인한다. 당시에는 각기 상점마다 전문 상품을 다루었지만, 백화점은 한 점포에 가면 모든 상품을 한꺼번에 살수 있다는 장점으로 원스톱 쇼핑(One-Stop-Shopping)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먹고 살기 바쁜 시절, 교통도 발달되지 않고 이것저것 사야할 때 소모되는 시간적 부담을 줄이면서, 한곳에서 한꺼번에 옷이며, 가전제품이며, 먹거리며, 필요한 것들을 편리하고 손쉽게 구매하는 장점을 강조해 생겨난 것이라 하겠다.

 

게다가 백화점은 부의 상징이었으니, 백화점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있어서, 문자의미 그대로의 백화점은 ‘대형마트’가 바로 백화점이다. 더 많은 상품구성과 더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은 백화점이 아니라 마트나 아울렛 매장이다. 

 

그럼 우리가 문자적 의미가 아닌 감성적 가치를 바탕으로 ‘백화점’이라고 호칭했던 그 백화점은 어떠한 영역에 귀속 되어 있는가? 이로 인해 백화점하면 떠오르던 프리미엄 가치는 어디에 존재하고 이를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일까 궁금하다.

 

오프라인의 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온라인시장은 백화점 바운더리 내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묶어 두는 체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굳이 수수료를 줘가면서 온라인 백화점의 영역에 머무를 필요가 없고, 자체적으로 온라인 몰을 구축하는 것이 수익적 측면이나 브랜드의 프리미엄가치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에도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3월 ‘캐치패션’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해외 파트너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정품 명품을 판매하는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입점 브랜드와의 ‘가치 시너지’찾아야


백화점이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 유치해 판매될 때마다 수수료를 취하는 영업모델을 가져가서는 온라인에서 차별성을 구현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백화점은 어떤 방법으로 브랜드의 가치와 백화점의 브랜딩을 시너지화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면세점장을 경험한 필자는 면세품의 마진구조를 잘 알고 있다. 면세품의 마진은 백화점의 수수료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하는데, 이런 차이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포인트는 직매입이다. 

 

재고부담을 고스란히 지는 직매입 체계는 고도의 유통 전문가만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로, ‘적정수량을 적정판매가에 정확하게 매칭’시켜야 하는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해당제품이 생산되기 전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통해 해당 제품 내에 판매 전략을 녹여내야 하며 판매처의 가치 또한 담아내어야 한다. 

 

이를 통해 매입한 상품은 적정기간 내에 정확히 매출로 연계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수수료 보다 매입 매출 마진을 더 챙기려다가 팔리지 않은 상품의 재고 부담을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을 직매입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백화점 바이어들은 감히 도전도 못할 분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백화점은 이를 지속적으로 시도하여야 한다. 

 

2011년 갤러리아 온라인 몰은 ‘프라이빗 클럽(Private Club)’이라는 서비스를 도입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비밀번호(Password)를 가진 사람만이 입장 할 수 있는 온라인 몰 서비스를 구현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채널이라는 희소성은 고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지만, 막상 들어갔을 때, 갤러리아몰은 상품의 차별성 보다는 가격의 차별성으로 전략을 잘 못 잡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팔리지 않는 재고 상품을 아주 저가에 판매하는 것으로, 초기에는 관심을 끌었으나 지속적인 상품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게다가 직매입 제품이 아니었기에, 병행수입제품인 해당제품의 진위를 담보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백화점에겐 ‘가격’이 경쟁력 아냐


만약 2023년 현재 다시 해당 서비스를 가져간다면, 절대 가격을 경쟁력으로 진행하지 않을 듯 하고 한정 디자인 상품을 판매상품으로 가지고 갈 듯 하다.

 

국내에 몇 개 없는 상품을 ‘프라이빗하게’ 판매하고, 해당상품에 지워지지 않는 갤러리아 금박 로고를 세길 듯도 싶다. 차별적 가치는 우월성에 호소하여야 하고, 같은 브랜드라도 어디에서 구매했는지가 또 하나의 브랜딩이 되어야 하므로.

 

다시 카테고리로 돌아와, 2023년 현대사회에서 상품구매, 즉 쇼핑이 일종의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쇼핑은 이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넘어 왔고, 쇼핑을 고된 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물론 쇼핑 자체를 곤욕스러워 하며 부인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괴로움을 호소하는, 즉 쇼핑자체를 지독히 싫어하는 남자들도 아직 일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쇼핑은 이제 새로운 취미생활처럼 상품을 고르고, 착용하고, 비교하고, 구매하는 일련의 행위가 하나의 즐거움의 일부인 것이다.

 

백화점의 주력상품은 무엇보다도 패션상품이다. 물론 어떤 이는 백화점에 밥솥을 사러 가는 경우도 있겠고, 어떤 이는 냉장고를 사러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백화점이란 무엇보다도 패션이 가장 우선시 되는 카테고리임은 다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는 상품구성에 있어서는 뚜렷이 나타나지만 매출 비중과는 또 다른 문제라 할 것이다. 말하자면, 패션 위주로 구매행위를 하러 왔다가 가전이나 식품 등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매행태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차별화 포인트 ‘패션’


가전을 사러 왔다가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빈도가 적다고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상품구성과 매출구성은 반드시 비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나아가 온라인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패션은 철저히 성별·세대별로 명확한 특성을 나누어 운영하여야 하고, 오픈마켓처럼 상품 카테고리나 소분류 체계에 따라 티셔츠, 바지, 이너웨어 형태로 상품을 구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패션상품에 있어서는, 오픈마켓은 이미 죽은 시장이라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전문몰이나 자체몰이 훨씬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백화점은 이러한 고객의 성향과 변화에 적절히 대응을 하고 있는지? 

 

최근 백화점은 상품의 가치보다는 브랜드를 채우는데 급급해 있고, 이름 있는 브랜드들은 오히려 백화점을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러쉬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 자체 브랜드 밸류가 상당히 올라가 있는 대형 브랜드는 더 이상 고가의 수수료를 주고 백화점에서 판매를 할 필요가 없이, 번듯한 로드숍을 통해 자체 충성고객과 거래 및 소통하고 있다.

 

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PHOTO pixabay>

 


백화점은 백화점만의 강점이 있다


온라인에 있어서 원스톱 쇼핑 콘셉트는 백화점에서 지향하여야 할 바가 아니다. 

 

온라인은 공간이동의 한계라는 오프라인적 장애요인이 없는 시장이다.

 

이미 PC나 모바일을 열은 행위자체가, 원스톱 쇼핑이고, 최근처럼 사이트별, 앱별, 로그인 체계가 디바이스 로그인 체계와 연결되어 로그인이 더욱 간편해 졌을 때에는 사이트 간 장벽은 무의미 한 수준으로 작용된다. 

 

그렇기에 온라인 백화점은 철저히 백화점의 강점인 ‘패션’ 위주의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잡동사니 상품을 너저분하게 섞어 놓는 것은, 온라인 백화점에서는 지향할 바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백화점을 방문하는 그 목적에 충실해야 함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있어서 그 중요도가 훨씬 더 크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라는 콘셉트로 백화점이라는 잡동사니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버렸다. 오프라인에 있어서 패션비중을 과감히 넓히며 고급화에 치중한 것이다. 

 

온라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마치 오픈마켓처럼 온라인 몰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현대는 명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더현대닷컴’을 전문화된 영역으로 분리시키며 프리미엄 마켓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2011년 필자가 갤러리아백화점 온라인 몰을 리뉴얼할 때 프리미엄 마켓에 맞는 Look & Feel, Tone & Manner를 중심 테마로 가져갔다. 

 

그 모습이 표본이 되어 엘롯데, 신세계, 더현대는 2011년의 갤러리아몰을 벤치마킹한 것 같은 모습으로 온라인 몰이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지금의 갤러리아백화점 온라인 몰은 오히려 프리미엄 마켓의 이미지를 버리고 메인페이지 하단에 저가 셔츠나 생수를 판매하는 모습으로 변해 그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백화점의 살길, 패션에 ‘올인’ 하라

<PHOTO pixabay>

 


프리미엄의 가치에 집중해야


 백화점의 브랜드 가치를 일반 상품에 덧입혔을 때에 백화점의 상품력이 증가되기 보다는 백화점의 브랜드 가치가 저하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롯데나 신세계, 현대 모두 프리미엄의 가치보다는 외형적 규모를 선택하여 홈쇼핑 영역, 마트 영역, 온라인 종합몰 영역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프리미엄 가치를 넘어서 일반상품 영역까지 확대 하고서 얻은 실질적 이익은 없었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패션 영역에서 규모가 아닌 브랜딩과 가치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는 말을 다시금 주장해 보고 싶다. 프리미엄한 백화점몰에서 싸구려 기저귀와 최저가 생수를 파는 것은 언밸런스가 아닌가. 

 

백화점의 상품 가지 수가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면 프리미엄한 가치만 남게 되는데, 그 프리미엄한 가치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적절히 녹여 내는 기술이 오늘날 백화점이 풀어야할 과제라 하겠다.

 

결국 프리미엄 브랜드를 차별적으로 온·오프라인에 구성해 내는 실력, 상품과 고객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에 바탕을 둔 과감한 직매입 파워, 프리미엄 해외 브랜드와 같이 한정 상품을 기획 생산할 수 있는, 유통 전체를 관통하는 통찰력이 오늘 백화점에게 필요한 핵심가치다.  



기사 및 이미지 제공 : 패션포스트(http://www.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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