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 탐구생활

관리자
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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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탐구생활

 

자주는 아니지만, 집에서 요리를 하는 편이다. 라면을 끓이고 계란 프라이를 하는 수준 이상의 본격적인 요리를 하기 시작한 지는 대략 7~8년 정도 됐다. 손님을 초대해서 대접할 수준은 아니고 그저 혼자 만족하며 먹는 정도다. 요리에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주로 일본식 가정식을 많이 만들어 먹었고, 이태리 요리도 자주 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본 중국 본토 가정식을 재현해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싼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이 세상에는 실력과 관계없이 장비에 신경을 쓰지 않는 부류의 사람과 반대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 자신은 확실히 후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요리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당연히 조리도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된 도구는 단연 프라이팬이다. 

 

식도나 주물 냄비 등이 주부의 세계에서는 아무래도 주목을 많이 받는 동경의 아이템이고 나 역시도 여전히 탐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 도구들이지만, 프라이팬의 세계만큼 흥미롭지는 않다. 식도와 주물 냄비는 가격 대비 품질이 정비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미 어느 정도 물건의 레벨들이 정해져 있다고 할까. 소위 말하는 끝판왕 레벨의 물건을 갖추게 되면 대개 아마추어 요리인에게는 차고 넘칠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 

 

그런데 프라이팬은 꼭 그렇지가 않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싼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좋지만 잘 다루지 못하거나 관리가 까다로워서 쓰지 못하는 것도 있다. 성능과 내구성보다 디자인과 마케팅의 요소를 잘 넣어서 오버 프라이스드된 물건도 꽤 많다. 그래서 프라이팬은 탐구하는 재미가 있다. 소재도 여러 가지이고 그에 따라서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알고 나면 요리에 맞추어 쓰는 재미가 각별하다.  

 


어느새 스텐팬 전도사가 되다


프라이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스테인리스 팬을 열성적으로 전도하는 요리 인플루언서들을 접하면서부터다. 스테인리스 팬을 애호하는 사람들이 코팅 팬을 ‘졸업’하게 되는 이유는 우선 불소수지 코팅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음식이 달라붙지 않는 넌스틱(non-stick) 기능을 갖춘 코팅 팬은 확실히 요리 초보자들도 손쉽게 요리를 하게 해준 엄청난 발명품이지만, 높은 온도로 가열하였을 때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나온다는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최근에는 그 성분 중에서도 유해성이 입증된 과불화 화합물(PFOA나 PFOS)를 뺀 불소수지 코팅이 나오면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은 코팅 팬의 유해성에 대한 완벽한 방어책은 되기가 힘들다. 

 

나 역시도 이 과정을 똑같이 거치면서 스테인리스 팬을 꽤 사들였다.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국산 팬도 사보고, 해외 출장 때에는 고가의 외국 유명 브랜드의 팬도 사 들고 왔다. 거의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이유도 충분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프라이팬의 소재 중 인체에 가장 안전하다는 사실은 건강에 대한 염려 없이 마음껏 요리를 즐기게 해준다. 

 


과연 가장 이상적일까?


그런데 한참 스테인리스 팬을 쓰다 보면 이게 그렇게 궁극적으로 이상적인 프라이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새로운 의심을 품게 된다. 시야를 넓혀서 다른 소재의 프라이팬들을 접해 보면 그 장단점이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오면서 스테인리스 팬에 대한 일편단심의 최면이 풀리기 시작한다. 스테인리스는 요상한 소재다. 쓰기가 꽤 까다롭다. 일단 무쇠나 강철 소재처럼 시즈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번 기름을 둘러 예열을 충분히 해주어야 재료가 달라붙지 않고 조리가 가능해진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도가 낮은 재료를 투하하면 금방 달라붙어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팬의 예열도 중요하지만 요리 재료를 상온으로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식 요리는 비교적 해내기 쉽지만, 한식 요리는 좀 어렵다. 특히 스테인리스 팬에 볶음밥 만들기를 여러 차례 도전했는데 밥이 너무 달라붙어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관리가 쉽다고 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과열되면 은빛이 사라지고 갈변하기도 하고, 단백질이나 지방 등이 누렇게 떡처럼 달라붙어 버리기도 하고, 염분이 직접 닿으면 세제로는 닦이지 않는 무지갯빛 얼룩이 생기기도 한다. 덕분에 화학 상식이 늘기는 했다. 

 

단백질 등 알칼리성 얼룩은 베이킹소다 같은 알칼리성 탄산나트륨을 쓰면 잘 지워지고, 무지개색 산성 얼룩은 산성의 구연산이나 식초를 쓰면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다. 그런데 이것들로도 안 지워지는 얼룩이나 갈변된 색깔은 연마제가 들어간 전용 세제와 튼튼한 팔로 닦아내는 수밖에 없다. 녹은 슬지 않지만, 스테인리스의 아름다운 은빛 외관을 유지하는 데는 제법 품이 많이 든다. 스테인리스 팬의 최면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다음에는 여러 가지 갈림길이 나오게 된다. 일단 다 버렸던 코팅 팬의 부분적 재도입을 검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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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 팬>

 

 


최적의 코팅 팬은 엑스칼리버


코팅 팬은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쓰기에 편리한 코팅 팬 한두 개쯤은 갖추고 있는 것이 효율적이다. 바쁜 아침에 달걀 프라이를 후다닥 해야 하는데 불 앞에 서서 스텐팬을 예열하고 있는 것처럼 조바심 나는 일도 없다. 그래서 도달한 최적의 코팅 팬은 통칭 엑스칼리버라고 불리는 업소용 프라이팬이다. 

 

이 프라이팬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칼럼 하나 분량이 충분히 나올 정도로 할 말이 많은 팬이다. 이 팬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내구성과 성능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 단점은 불소수지 코팅이 가진 태생적 단점 이외에는 그다지 없다. 손잡이에 얇은 코팅만 되어 있어서 조리 시 손잡이가 금방 뜨거워진다는 정도의 단점이 유일한 듯하다. 

 

이 팬은 특정 브랜드나 업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업소용 주방 기구를 만드는 여러 업체에서 똑같은 디자인으로 만드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 같은 제품이다. 그래서 저렴하다. 심지어 이 프라이팬은 전 세계의 업체가 거의 대동소이한 디자인으로 생산한다. 엑스칼리버라는 이름은 프라이팬의 상표명이 아니라 이 팬을 코팅하는 소재의 상표명이다. 

 

불소수지 코팅을 발명한 듀폰 사의 테프론 코팅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는 위트포드(Whitford) 사의 대표 코팅 소재 이름이 바로 엑스칼리버이다. 이 코팅제는 위트포드 사가 제조하는 코팅제 중에서도 가장 내구성이 높은 소재 중 하나이고, 이 엑스칼리버 프라이팬들은 통상 몸통 소재에 두꺼운 알루미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 보존율이 낮은 알루미늄의 특성을 어느 정도 보완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얇은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가정용 코팅 팬에 비하면 매우 훌륭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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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 팬>

 


한식에는 다소 아쉬운 무쇠 주물 팬


그다음 단계로 흔히 도전하게 되는 것은 무쇠 주물 팬이나 강철 팬이다. 코팅 팬이나 스테인리스 팬에서 철 소재의 팬으로 넘어갈 때의 가장 큰 장애물은 시즈닝과 녹이다. 코팅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기름을 사용해서 시즈닝을 해주어야 하고, 세척 후 조금 오래 방치하면 녹이 생겨버린다고 해서 초기 도입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무쇠 주물 팬은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지만 이런 이유로 선뜻 구매하기에 망설여지게 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테인리스나 구리 팬을 매번 깨끗하게 세척하는 데 드는 품보다 철로 된 소재의 팬을 시즈닝하고 세척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품이 좀 덜한 느낌이다. 좀 덜 까탈스럽다고나 할까. 일단 무쇠 주물 팬은 아마씨유 등의 건성유를 발라서 오븐에 넣고 굽는 시즈닝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 정석이다. 말도 안 되게 귀찮은 작업이지만, 일단 이렇게 시즈닝 된 주물 팬은 코팅 팬 수준의 넌스틱(non-stick) 성능을 갖게 된다. 세제로 막 씻어내도 잘 안 벗겨지는 강력한 코팅이 형성된다. 

 

이 무쇠 주물 팬이 가장 빛을 발하는 요리는 스테이크다. 표면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잘 시어링되고, 고기의 안쪽도 골고루 잘 익는다. 불 위에서 조리하다가 오븐에 넣어서 익히는 용도로도 그만이다. 주물이기 때문에 손잡이까지 통으로 무쇠로 만들어져서 오븐에 넣어도 문제가 없다. 캠핑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소재의 팬이다. 비주얼도 꽤 멋지다. 

 

뭔가 존재 자체가 프로페셔널해 보인다. 단점이라면 무겁다는 점, 세척을 잘 하지 않으면 기름떡이 지고 토마토소스 같은 산에 약하며 오랫동안 쓰지 않고 방치하면 금세 녹이 슬어 버린다는 점 등이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한국 가정에서는 쓸 일이 많지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양식을 많이 한다면 상당히 유용한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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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선조들의 지혜가 빛나는 전통 가마솥


강철 팬은 이 무쇠 주물 팬의 사촌 격이다. 쇠를 녹여 주물로 성형한 것과 달리, 쇠로 된 판재를 얇게 펴서 만들어진다. 주물 팬은 열 보존율이 끝내주기 때문에 요리가 맛있게 잘 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열전도율이 엄청나게 낮아서 예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강철 팬은 두께가 얇아서 열전도율이 높으면서 철 특유의 열 보존율도 같이 가져갈 수 있다. 

 

시즈닝도 주물 팬에 비해서 간단한 편이다. 아무 기름이나 상관없이 기름을 얇게 펴 바르고 불 위에서 가열해주면 된다. 시즈닝이 잘된 강철 팬은 요리가 잘 달라붙지 않는다. 다소 달라붙더라도 금방 떨어진다. 스테인리스 팬으로는 하기 힘든 볶음밥도 코팅 팬 수준으로 해내기 편하다. 음식을 하고 나서 세척을 할 때도 뜨거운 물로만 씻어주면 된다. 

 

굳이 세제로 매번 세척해 줄 필요가 없다. 철로 된 소재이기 때문에 녹이라는 최대의 적 앞에서 약하다는 단점은 결국 같지만, 최근에는 이것을 보완한 질화 철 소재의 제품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해서 가정에서도 녹이 스는 걱정 없이 강철 팬의 장점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강철 팬을 오랜 기간 자주 써서 기름 시즈닝이 반복되면 어지간해서는 녹이 잘 슬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요리의 종류도 거의 가리지 않는다. 이 강철 팬을 가장 많이 쓰는 음식이 바로 중국 음식과 동남아시아 음식이다. 중국의 웍이 바로 이 강철 팬에 해당하는데, 이 웍 하나로 대부분의 요리를 해내는 중국 음식을 보면, 강철 팬이야말로 올마이티(all mighty)한 프라이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마솥도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있는데, 사실 가마솥의 제조 방식은 위에서 말한 무쇠 주물 팬과 같지만 비교적 얇은 두께로 성형을 하므로 강철 팬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을 할 수가 있다.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가마솥이 상당히 좋은 요리 도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마솥은 들기름으로 시즈닝을 하는데, 이 들기름이 서양의 무쇠 주물 팬을 시즈닝하는 아마씨유와 같은 계열의 건성유라는 점을 알게 되면 역시 경험을 통해 쌓인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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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 팬>

 


잘 유화된 파스타를 만들고 싶을 땐 알루미늄 팬


프라이팬의 종류 중 일반 가정에는 거의 보급되지 않은 소재가 있는데 바로 알루미늄이다. 사실 알루미늄은 프라이팬으로는 거의 보급되지 않았지만, 냄비로 보급된 것은 전 국민적으로 역사가 깊은데, 바로 라면을 끓이는 최고의 도구인 양은 냄비가 바로 알루미늄을 연질 처리한 것이다. 

 

알루미늄 조리도구는 쓰인 역사는 오래됐지만, 코팅 팬만큼이나 논란의 소지가 많다. 알루미늄은 매우 흔한 광물이라서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무게가 가볍고 녹이 슬지 않아 쓰기가 편하며, 열전도율이 매우 좋아서 조리에 유용하다는 많은 장점이 있다. 알루미늄은 인체에 들어가더라도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그냥 배출되기 때문에 무해하다는 이론도 있지만, 체내에 축적될 경우 치매 등의 각종 신경계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사람들이 꺼리는 소재가 됐다. 우리나라의 모든 가정마다 보급이 됐던 양은냄비가 한때 자취를 감춘 것도 알루미늄의 유해성이 사람들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양은냄비만큼이나 외국에서도 이 알루미늄으로 만든 조리 도구는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어 왔다. 특히 이태리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인데, 파스타를 하는데 최적의 재질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의 어떤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름과 소스를 일체화시켜야 맛이 있는 파스타의 유화(emulsification) 현상을 이끌어내는 데 알루미늄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 

 

집에서도 업장처럼 꾸덕꾸덕하게 잘 유화된 파스타를 만들고 싶다면 도입을 검토할 만한 소재이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다면 쓰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역시 그러려면 외식을 끊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양식 레스토랑에서는 코팅이 되지 않은 알루미늄 팬을 사용하는 곳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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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 팬>

 


요리인들의 로망, 구리 팬


마지막으로 도입을 시도했다가 포기를 한 것이 구리 팬이다. 앞서 말했지만, 구리 팬은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상사병을 앓게 되는 소재이다. 잘 관리되어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구리 팬과 냄비가 주르륵 걸린 주방은 요리인들이 한 번쯤은 꿈꾸는 로망이다. 구리는 일단 매우 비싼 소재이다. 그런데 열전도율이 엄청나게 높아서 요리가 맛있게 되고, 섬세한 온도 조절이 가능해서 상급 스킬을 익힐수록 도전할 맛이 있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구리 팬을 전문으로 만드는 유럽의 전통 있는 브랜드 제품은 값도 비싸지만 비주얼이 끝내주기 때문에 위시리스트의 최상단에 위치시킬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이 구리라는 소재는 어떤 소재보다도 관리가 까다롭다. 불에 한 번만 올리면 온갖 얼룩이 생겨버리고, 이것을 전용 클리너로 닦아 내더라도 물기가 조금만 남아 있으면 마르면서 다 얼룩으로 남아 버린다. 터프하게 그냥 이 얼룩들을 무시하고 쓰는 것도 사치스러운 옵션일지 모르지만, 사실 구리 팬을 쓰는 이유 중 높은 비율이 비주얼이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쓰기에는 역시 좀 아깝다. 지금은 주방을 럭셔리한 느낌으로 꾸며주는 장식으로 쓰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마음이 동하면 꺼내어 쓴다. 마치 차고에 모셔 두었다가 가끔 기분전환 삼아 운전하는 스포츠카 같은 존재이다.  

 


오늘 어떤 프라이팬을 쓰실 건가요?


프라이팬을 탐구하는 생활을 몇 년 하다 보니 모든 소재의 프라이팬을 다 가지고 있다가 최근에야 사용 빈도가 낮은 것들을 처분하고 필요한 것들만 남겨 놓았다. 요리를 엄청나게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무슨 요리를 해 먹을지 구상함과 동시에 그 요리에 어떤 프라이팬을 쓸지 생각하는 것이 꽤 즐겁다. 

 

거꾸로 오늘은 한동안 쓰지 않았던 중화웍을 써볼까라고 생각하면서 냉장고의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중식 요리가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수명을 다한 코팅 팬을 처분하고 똑같은 팬을 새로 사서 처음으로 불 위에 올리는 맛도 제법 괜찮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브랜드의 프라이팬이 몇 개 있는데, 조바심을 내지 않고 언젠가 하나씩 사서 써볼 생각을 하는 것도 제법 즐겁다. 

 

조금 유별난 취미라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기에,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도할 생각은 없고 그저 혼자 조용히 즐기고 있다. 그런데 행여나 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겼다면 한 번 프라이팬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 보시기를. 꽤 각별한 즐거움이니까.  



기사및 이미지 제공 : 패션포스트  (http://www.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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