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가 매장 운영보다 저렴하다고?

관리자
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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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가 매장 운영보다 저렴하다고?

<photo=aboutamazon.com>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실적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패션기업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중 하나가 ‘감으로 하는 경영’이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이커머스에 대한 착각이다. 착각에 빠진 경영자나 이커머스 책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인테리어 비용에 판매사원 인건비, 관리비 등등 돈이 많이 든다.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돈이 덜 들어갈 것이다. 적은 인원으로 팀을 꾸려 홈페이지부터 만들어서 결제시스템을 붙이고, 배송만 잘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커머스를 해야 한다.”

 

이것은 실로 무서운 착각이다. 너도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이커머스 전략을 세우고, 여기저기서 사람을 들여 속도전으로 자사몰을 오픈해 놓고선 인건비도 뽑지 못하고 적자에 빠지고 마는 이유다.  

 

본문은 日 소매유통전문미디어 DCS에 실린 기업회생 전문 컨설턴트 카와이 타쿠 대표의 기고 “EC는 싸게 먹힌다는 큰 착각”을 재구성했다. 

일본 패션산업의 도매 유통과 상사(商社) 비즈니스 구조는 우리의 상황과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기반의 패션기업이 자사몰을 기반으로 D2C에 도전해 겪는 시행착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양장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오랜 기간 학습모델로 삼아 왔던 일본 패션업계의 사례를 통해 이커머스는 왜 어려운지, 왜 그렇게 큰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지 짚어보자.    

 


아마존 · 라쿠텐 · ZOZO면 이커머스는 충분하다


의류뿐만 아니라 식품, 잡화, 화장품, 그 밖에 뭐든지 주변에 “당신에게 필요한 쇼핑 사이트가 어디인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아마존, 라쿠텐, 조조면 충분하다”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수많은 물건이 있고, 큐레이션도 해주며, 가격비교도 되는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이면 충분한 것이다.  

그런 속에서는 패션기업이 새로운 자사몰을 시작한다고 해도 ‘아무도 모른 채’ 방치되기 마련이다. 구글재팬만 봐도, 어떤 상품을 검색하면 첫 페이지의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아마존이나 라쿠텐 상품이고, 그 뒤로 수천 개의 파묻힌 패션브랜드 자사몰이 무더기로 나온다.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얄팍한 지식으로 “인플루언서나 셀럽에게 입히면 팔린다”라든가 “상품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 좋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일본 여성패션 시장 규모는 약 6조 엔(한화기준 약 63조 7000억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시장규모를 만들어낸 이들에게 ‘유명인이 입는 옷’이라는 화석시대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초보자도 유명 연예인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팔로우하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그려본다. 그리고 휴일에 쇼핑몰 등에서 실물을 보고, 일과시간 이후에 안전한 집안에서 아마존, 라쿠텐, 조조를 통해 패션 쇼핑을 즐기는 것이다. 적당하게 만든 홈페이지에 장바구니만 붙어 있는 온라인몰은 접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매출 5억 엔을 만드는 마케팅 비용은 1억 5000만 엔

 

CPA(Cost per acquisition)는 고객 한 사람의 정보(멤버십), 거기에 가능하다면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까지 등록받는데 돈이 얼마나 드는가 하는 지표를 말한다. CPA는 ‘마케팅 비용 대비 고객 획득’의 개념인데, 당연히 낮을수록 좋다. 

 

예를 들어 건강식품이나 화장품 등 시니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라면 역시 상품의 특장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잡지나 신문광고의 효율이 좋다. 이 광고를 보고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면 구매 CPA가 된다.   

 

하지만 더 젊은 세대를 겨냥한다면, 디지털 광고가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포털, SNS 광고 등을 통해 자사몰로 고객을 유도하고, 멤버십 가입까지 시켰지만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할 때에도 고객정보를 등록한 것이 되어 이것도 CPA가 된다. 

 

잡지나 신문광고가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 현재 통상적인 CPA는 2만 엔이 넘고, 고객등록만 시켰다면 각 자사몰이 가진 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500~1,000엔 정도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매출총이익(한계이익)을 CPA에서 뺀 것이 적자폭이 되지만, 후자의 경우는 고객정보만 등록했을 뿐 물건을 사지 않았는데도 같은 계산식을 사용해 ‘서류상 흑자’가 된다. 

 

즉, 끌어들인 고객들이 구매에까지 이를 유인비용도 세트로 생각해야하고, 이 또한 2만 엔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능한 마케터라면 만 엔 정도로 만드는 사람도 있지만 희귀하다.

 

만일 CPA가 지극히 잘되어 1만 5천 엔이라고 하자. 현재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의류의 평균 판매가는 4000엔인데, 한계이익이 40%라면 1600엔이다. 10개를 팔아야 1000엔을 남기는 것이다. 그럼 매출액 5억 엔을 만들기 위한 비용은 얼마나 필요하고, 이익은 얼마인지를 생각해 보자.

 

5억의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균 단가가 4000엔인 상품은 12만 5000개를 팔아야 한다. 월별 환산하면 매월 약 1만개에 이른다. 이쯤 되면 대체로 기겁을 하게 된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마케팅 비용은 매출을 5억 엔으로 잡으면 4100만 엔/월이 된다. 50%가 재구매 고객, 50%를 일회성 이탈고객이라고 잡으면 마케팅 비용은 총 1억 5000만 엔 정도가 된다. 

 

사실은 이런 간단한 계산이 아니라 세트 구매 비율, 이탈률, 재구매율 등을 넣은 복잡한 식으로 계산을 해야 한다. 한 번 구매했던 고객의 50%가 1년 간 매달 산다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정밀하게 계산할수록 마케팅 비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매출총이익을 40%라고 하면, 매출 5억 엔의 한계이익은 2억 엔이다. 원래는 재고상각, 가격인하 등이 더해지는데, 정상판매율이 90%대까지 나오더라도 마케팅 비용 1억 5000만 엔은 고정이라서 나머지 5000만 엔에서 인건비와 시스템 감가상각, 개별배송 물류비 등을 충당해야 영업이익이 나온다.

 

그럼 5000만 엔 안에서 충당은 될까? 예를 들어 연봉이 500만인 직원이 3명이면 인건비가 1500만, 물류비가 매출액의 5%로 2500만, 시스템 개발에 1000만, 시스템 5년 감가상각 200만이면 총 5200만이 된다. 200만 엔의 적자가 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이커머스다. 

 


거대 플랫폼에 안이하게 입점하는 것은 고객을 빼앗길 뿐


적자를 피하려면 브랜드력을 강력하게 해서 고객이탈을 막고, 세트 구매율을 높여 객단가를 올려야만 한다. 또 RFM분석(최종 구입일, 구입 빈도, 누계 구매액 등 3가지를 사용해 고객의 순위를 매기는 방법)을 통해 고객을 차별화하고 로열티 프로그램을 설치해 매출에서 로열티 고객의 비율을 올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RFM도 이미 오래된 방식이라 AI 등으로 더 복잡한 계산을 통해 리텐션 프로그램(고객이 여러 번 구매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도 많다. 

 

이커머스 아마추어가 한층 더 실패하는 요인은 “아마존 같은 거대 플랫폼에 출점하면 된다”고 생각해 자신들의 제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송두리째 몰에 빼앗기기 때문이다. 

 

아마존 같은 곳은 전 세계적으로 수 조 엔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들여 최신 기술로 무장하고 교차판매나 상향 추가구매, Thanks 메일 발송까지 자동화시켰다. 주말에도 운영하는 콜센터에, 물류비용도 무료인 차에 영화도 무제한 시청하는 멤버십 서비스도 전개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우리 회사가 몇 억 씩 들여서 모아 놓은 멤버십의 80%는 휴면상태가 되어 있다. 

 

저렴한 홈페이지 제작 소프트웨어로 자사몰을 만들고 물류창고에서 열심히 배송하면 된다는 생각, 유행하는 연예인에게 옷을 입혀서 어깨너머로 만든 브랜드를 적당히 팔면 대박을 칠 수도 있다는 꿈은 버리고 기본부터 배우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소비자는 아마존, 라쿠텐, 조조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입점해 있는 플랫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SPA라는 말이 유행하고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제조부터 이커머스를 포함한 리테일 운영까지 밸류 체인의 최적화를 이룬 기업은 극히 드물다. 일단 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요즘 세상에서 혼자서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전주의(自前主義)만큼 무서운 게 없다.

 

직접 제조를 해서 이커머스로 판매하는 기업은 온라인 비즈니스가 오프라인 매장 운영 이상으로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또 마케팅에 수억을 쏟고도 흑자를 낸다는 것은 어지간히 이익율을 높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무리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이커머스 생태계는 플랫폼 권력이 지배한다. 점점 더 온 세상 사람이 같은 사이트를 보고, 아마존 같은 곳이 확대하면 할수록 소비자도 기업도 win-win이 되는 상황이다.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에서 상품을 긁어모아 다음날 배송해 주는 거대 기업에 대해 어지간히 정밀한 전략이 없으면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사및 이미지 제공 : 패션포스트  (http://www.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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